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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20대, 30대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냈고 30대 말에 미국으로 가 40대, 그리고 50대까지 미국에서 보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니 이런 신체적인 변화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생활의 차이점들을 정말 많이 느끼게 됩니다.
미국 혹은 캐나다 같은 외국에 살다가 한국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느끼는 신체의 변화는 입국 수속을 마친 후 공항 청사를 나오면서 눈이 갑갑해 지는 것과 공기의 탁함을 느낀 호흡기에서 알려오는 여러 신호입니다.
10대와 20대, 30대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냈고 30대 말에 미국으로 가 40대, 그리고 50대까지 미국에서 보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니 이런 신체적인 변화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생활의 차이점들을 정말 많이 느끼게 됩니다.
우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한국의 모습에 한번 놀라고, 그 발전된 고국에서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진일보한 생활, 스마트 폰 하나로 집안의 모든 가전 제품을 통제하며, 미국에선 옆구리에 주렁주렁 달고 다녔어야 할 열쇠꾸러미는 커녕 단 하나의 열쇠 조차 필요 없는 세상에 사는 형제 자매, 지인들을 보면서 두 번 놀라지만 그렇게 여러 진일보한 세상을 살면서도 스스로 ‘지옥 같은’ 이란 표현을 마다하지 않고, 주어진 생활에 대한 불만, 아니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표현하는 분들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놀랐습니다.
한국에서 자라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심지어 운전도 꽤 했지만, “골목길을 가득 메우고 다니는” 자동차에 이건 뭐지? 란 생각이 들고 급기야 비키라며 울리는 경적 소리에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를 느끼는 것을 보면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하다 보면 생활의 리듬은 아무래도 외국의 생활에 맞춰지는 모양입니다.
이렇듯 한국의 생활과 미국의 생활은 다른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 다름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환경, 문화, 교육, 여가 등의 차이를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뉴욕이나, LA 혹은 시카고 같은 대도시의 경우 혹, 서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으나 대도시라 할지라도 서울과 같지는 않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한국과 미국 생활의 차이점은 서로 장단점이 있으므로 개인에 따라 어디가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크게 구분되는 차이점을 간략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빠르고 분주한 삶과 느리고 여유로운 삶
한국에서의 삶은 너무 빠르고 정신없이 달리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 개인 사업자 할 것 없이 사람들 참 바쁘게 살고 있고 만나야 할 사람들도, 모임도 많으며 챙겨야할 행사도 정말 많더군요.
심지어 주말에 챙겨야할 사람들 까지.. (도대체 언제 쉴 수 있는걸까?) 반면 미국의 삶은 그렇게 빠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느리다란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출근은 한국보다 빠릅니다만 퇴근은 대부분 일찍 해서 저녁시간이 여유로우며 주말에 모임이나 약속도 혹은 행사가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모두 다 인정할 만한 것, “저녁이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셈이지요. 이런 속도 차이는 동서양의 근본적인 문화 차이에서 시작되는 것 같은데 일하는 문화나 개인 중심적인 문화 등이 그 바탕에 있는 것 같더군요.
2. 주중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
주중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차이도 두 생활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저녁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은 청교도 정신이 깊은 미국인들에게 무척 중요한 일이며, 이 저녁 시간을 회사에서 방해하는 것에 대해 사용자나 근로자 공히 거부감이 크고 매일 저녁을 온가족이 함께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한국에 와보니 옛날보다는 많이 변했으나 여전히 주중에 저녁을 온가족이 함께 먹는 경우는 쉽지 않은 듯 하고 특히 아빠가 주중에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더군요.
3. 동료들과의 끈끈함
그 대신 미국에서는 같은 회사 동료들이나 가깝게 일하는 다른 회사 사람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이런 끈끈함 속에서 나오는 인간미나 정이란 감정이 너무 소중한 우리와는 달리, 개인 중심적인 사회생활이 보편 타당성을 가지는 미국의 사고 방식은 우리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게 마련인데 동료에게 퇴근하며 "맥주 한잔 할까?라는 말이 이상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기도 합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회식이나 공식 파티도 1년에 몇 번 손꼽는 정도이며 당연히 한참 전 미리 일정을 잡아 진행하고 개인적인 일로 참석을 못한다해도 사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퇴근 후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보다 솔직해기도 하고 같이 다투거나 망가지기도 하면서 쌓이는 끈끈함은 사람사는 즐거움 중에 하나일텐데 사실 미국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가족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들일텐데 우리는 하나다 라고 술잔을 높이 올리는 자리는 미국에서 살기 시작하는 순간 사라지게 됩니다. 술 마시는 분위기가 그리우면 그 대신 집 주변의 펍이나 선술집에서 술친구를 만들 수는 있지요. 아주 드믈긴 하지만 직장 동료와 술집으로 함께 퇴근하는 경우가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4. 편리와 친절의 차이
한국은 어디를 가나 서비스가 빠르고 좋은 것 같습니다. 미용실, 백화점, 식당, 커피 전문점등에서 깔끔하고 친절하게 베푸는 빠른 서비스는 다시 하는 한국 생활의 큰 편리함으로 다가옵니다. 특히나 24시간 배달 서비스는 정말 편리하고 좋은 한국만의 서비스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손님을 왕이라며 고객님, 고객님하고 받들어주는 친절 역시 과하지 않다면 살짝 기분을 좋게 합니다.
미국 역시 친절하지만 친구를 대하듯 하는 프렌들리한 친절이라 기분은 약간 다르게 느껴집니다. 할머니뻘의 식당 종업원이 Hi! Sweetie 하며 내미는 메뉴를 받아보면 처음엔 어색할 수 있으나 나중엔 손님이 아니라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미국의 느린 서비스는 한국의 빠른 서비스에 익숙한 우리를 속 터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익숙해 지면 이 또한 사람에 대한 배려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사려는 사람이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도 종업원들은 즐겁게 잡담하며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아마 큰 사단이 날테지만 미국에선 모두 기다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종업원에 대한 배려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한국은 편리하며 미국은 친절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인구 밀도와 밀접한 두 사회의 차이점
아무래도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이겠지만 좁은 지역에 함께 살고 있어 편리한 점도 있습니다. 대중 교통은 물론이려니와 어디서나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싼 대리운전이 가능하며 촘촘하고 빠른 통신망과 인터넷 등등. 오후에 전화해서 "뭐해? 나와!" 두 마디면 어디에서든 모임이 가능한 편리함까지,,, 이 모든 것들로 인해 모두들 바쁜 삶에 젖어들 수 밖에 없겠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 아시듯 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뉴욕 정도를 제외하고는 차가 없으면 삶이 불가능에 가깝게 됩니다. 배달 음식은 도미노 피자이외엔 본 적이 없으며, (이 역시 예외 없이 팁을 주어야 합니다) 대중 교통은 지역을 다 커버하지도 못하면서 배차 간격이 시간 수준이고, 택시는 전화로 불러야만 오는 시스템에, 기다리는 시간 역시 만만치 않으며, 언감생심 대리 운전? 고속통신망? WiFi? 아직 모뎀 쓰는 지역투성이고, 뭐하나 신청하면 2~3일 보통, 심지어 1~2주 기다리는 것도 각오 하셔야 합니다.
물론 한인이 많이 모여 사는 LA, New York 등지에선 대리 운전도 배달 음식도 가능합니다만... 뭐해? 나와? 불행하게도 이런거 할 수 없습니다.
6. 나이를 묻는 문화
한국에선 만남 후에 꼭 나이를 공개하는 의식 아닌 의식이 있지요? 다시 한국에 오니 20년을 잊고 살았던 “민증 까”란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아 내가 이제 몇살이구나를 자주 생각하게 되더군요. 사실 미국 살며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나이를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있었더군요.
서양인의 눈으로는 동양인의 나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을 테니 30대의 나이에 담배를 사다가 면허증 보자는 얘기도 들어봤고 Liquor Store(술을 팔 수 있는 가게이며 일반 상점에서는 술을 팔 수 없습니다)에서 신분증 검사를 당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요.
한국에서는 나이에 따라 (때로는 불필요한) 상하관계가 생기고 나이가 벼슬이 될 수도 있겠지만 미국에서의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심지어 초면에 나이를 묻는 것은 큰 실례이고 회사 지원자에게 나이를 묻는 것은 금지되어 있고 지원서에 나이를 쓰는 난 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결혼을 안한 미혼 친지들에게 나이를 묻거나 결혼은 하냐 안하냐 따위의 질문, 아이는 언제? 같은 폭력적인 질문은 할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요. 물론 뒤에서 수근대는 건 미국에서도 합니다만...
7. 유행과 패션
예전에도 그랬습니다만, 다시 한국에 돌아와 보니 5분만 걸어도 요즘 유행하는 옷 스타일이 뭔지, 유행하는 색상은 어떤 색인지 알겠더군요. 심지어 연령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동안 일년 내내 카키 바지나 청바지에 후드 티 두어장, 짚업 자켓 두어장이면 지내는데 전혀 불편함을 몰랐었고 특별한 날 정장 한번 입고(일년에 열번 미만일 겁니다) 연말에 몽키수트(턱시도를 그렇게 부릅니다) 두어번 입으면 옷 걱정 할 일 전혀 없었는데 한국에 오니 자연스럽게 통 좁은 바지도 사게 되고 셔츠도 이것 저것 사고 짚업 자켓이나 후드 티는 사우나 갈 때나 입게 되더군요.
미국 사람들 옷 못 입습니다 (뉴욕 등 특정 지역은 예외) 유행이나 패션에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아도 되고 모두들 그렇게 사니까요. 미국서 꽤 오랫동안 의류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카키 바지에 티셔츠가 기본 복장이었으니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는 훨씬 더 자유스러울 수 있겠지요.
따라서 미국 생활, 옷값 정말 안듭니다. 안그래도 옷값은 한국에 비해 한참 싼 편인데 그마저도 살 필요가 없으니 일년에 옷값으로 100불 이상 지출한 해가 아마 별로 없을듯 싶습니다. 한국에 온 지 일년도 안되 이미 백만원은 넘은듯 싶은데 말이지요.
8. 음식, 옷 등의 가격 차이
한국과 미국에서 생활하면 가격 차이가 확연하게 나는 것들이 있는데 우선 한국은 음식값이 싸고 옷값이 비싼 반면 미국은 반대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둘이 괜찮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 술을 먹지 않아도 세금과 팁을 포함하면 $200 쉽게 나옵니다. 뉴욕시의 경우 그 두배로 보시면 되구요.
그 정도의 금액이면 한국에선 어느 정도 레벨의 식당을 갈 수 있을까요? 미국 살며 누렸던 유일한 사치가 맨해탄의 식당 순례였던 적이 있는데 혼자서 노부란 일식당에 가서 400불을 넘어 낸 적도 있으니 음식값 정말 비싼 셈이지요. 반면 미국 백화점 옷값을 생각하고 한국 백화점에 가보면 최소한 2~3배는 비싼 것 같습니다.
9. 장애인, 두나라의 거리만큼 차이나는 인식
미국의 쇼핑몰이나 그로서리 스토어에 가보면 상당히 많은 휠체어를 탄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분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으며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활하고 있는 중 입니다그리 할 수 있도록 모든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그런 휠체어 타신 분들을 걷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냥 정상인으로 보는 것이지요. 장애인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은 없었던 같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불편함은 익히 알고 있기에 모든 공용장소에서 가장 입구가 가까운 주차 공간은 그들을 위해 배려해 놓았고 그 자리는 늘 비어있을지라도 아무도 주차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연방 정부나 주정부 또는 카운티의 행정 부서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고 그들을 위한 특혜는 당연한 것으로 모두들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 시설은 어디든 가장 좋은 장소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nimby 현상이 있지만 적어도 장애인 시설만큼은 기꺼이 내 뒷마당이 아니라 내 집 앞에 들어오더라도 환영합니다. 한국에서는 어떤가요? 휠체어를 타신 분들을 거리에서 보는 적이 있으신가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혼자서 마트에서 사과를 사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10. 환경, 그 엄청난 차이
녹색을 볼 수 없는 아파트 건물들, 하늘 높이 세워진 수많은 주거 공간들, 도심 상업 지역이야 어쩔 수 없다 치부하더라도 쉬고 재충전을 해야하는 주거 지역마저 회색으로 가득찬 도시, 대도시에 붙어 있는 위성도시 마저도 회색 빌딩 숲으로 변해 버려 숨을 쉴 수 있는 땅이 거의 없이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덮어버린 주거 공간들을 볼 때마다 100년도 훨씬 전에 도시 계획을 하면서도 도심 한 가운데 Central Park을 만들어 놓은 New York을 비교하게 됩니다. 뉴욕의 도심에서도 아침은 상쾌할 수 있다는 것. 큰 차이일 것입니다. 시를 벗어난 주거지역이야 말 할 것도 없갰지요.
오늘은 이상으로 미국생활의 특징과 한국생활과의 차이점을 알아보았습니다. 미국생활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 남겨 주시면 친절하게 답변 달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